인공 지능의 현재와 미래

인공 지능의 현재와 미래

1970년 1월 1일 목요일

오늘 드디어 브런치 첫 연재 “AI시대를 만든 거인의 어깨”를 마칩니다.

평소에도 역사와 기술을 좋아했던 터라, AI 시대를 맞이하며 기술의 역사를 살펴보고 그 경험 속에서 미래를 엿볼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덜컥 시작한 연재였습니다.

29편에 걸쳐 트랜지스터 하나에서 시작해, 섀넌의 비트, 튜링의 질문, 폰 노이만의 설계도, 실리콘밸리의 차고, UNIX의 철학, TCP/IP의 약속, 웹의 탄생, 구글의 검색, 젠슨 황의 GPU, 그리고 우리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까지.

불과 30편이라는 짧은 분량에 인류를 발전시켜 온 기술의 역사를 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고, 미처 소개하지 못한 기술과 인물들도 많습니다. 짧은 지식을 글로 풀어쓴 탓에 오류나 비약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드립니다.

마지막화인 오늘은, 이 모든 여정의 종착지이자 시작인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2026년, 인공지능은 어디에 서 있는가

ChatGPT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역시 인공지능은 아직 멀었어.”

혹은,

“이제 인간은 일자리를 다 뺏기겠다!”

그 후 AI는 서서히 우리 삶 곳곳에 스며들었다.

자료를 조사하고 요약하며, 계약서를 검토하고, 영상을 편집하고, 음악을 작곡하고, 신약 후보 물질을 발견하고, 코딩까지 알아서 한다.

하지만 AI는 아직 ‘스스로 원하는 것’이 없다.

챗GPT는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

클로드는 철학을 좋아하지 않는다.

제미나이는 모든 정보를 잇고 싶다는 욕망이 없다.

우리가 쓴 글, 우리가 만든 코드, 우리가 나눈 대화.

그 모든 것을 흡수하고, 그것을 우리에게 되돌려주는 ‘인류의 거울’. 좋은 점도 나쁜 점도 공평하게 학습했다.

그리고 이 거울은, 매일 조금씩 더 선명해지고 있다.


AI 겨울은 두 번 왔다, 세 번째 봄은 다르다

AI는 사실 오래된 기술이다.

퍼셉트론(Perceptron)은 1950년대에 발명됐고,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튜링이 1950년에 던졌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AI는 우리 곁에 없었을까?

데이터와 연산이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인간의 두뇌는 20와트짜리 전구 하나의 전력으로 작동하지만, 이를 흉내 내려면 천문학적인 연산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연산을 감당할 하드웨어가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데이터도 없었다.

AI를 가르치려면 방대한 양의 예제가 필요한데, 1980년대에는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위키피디아도 없었다.

그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된 것이, 바로 2010년대다.

AWS가 컴퓨팅 비용을 낮췄고, 구글이 웹을 색인해 데이터를 쌓았고, 위키피디아가 인류의 지식을 무료로 공개했고, 엔디비아의 GPU가 이 모든 것을 처리할 엔진이 됐다.

수십 년에 걸쳐 각자의 이유로 쌓아온 것들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 폭발하고 융합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10년, 무엇이 오는가

미래를 예측하는 건 언제나 위험한 일이다.

1943년, IBM의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수요는 다섯 대 정도”라고 말했다.

1977년, DEC의 창업자는 “개인이 집에 컴퓨터를 둘 이유가 없다”라고 했다.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는 “아이폰은 절대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재를 통해 새삼 다시 배운 것이 있다면, 기술의 방향은 예측할 수 있어도 속도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 가장 확실하게 보이는 방향은 크게 세 가지.

첫째, AI는 화면 밖으로 나온다.

지금의 AI는 대화창 안에 갇혀 있다. 하지만 ‘에이전틱 AI(Agentic AI)’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사용자가 지시를 내리면, AI가 스스로 여러 단계의 작업을 수행하고 결과를 가져온다.

검색도 하고, 이메일도 보내고, 예약도 한다. 지금의 AI가 ‘대화 상대’라면, 다음의 AI는 ‘대리인’이다.

둘째, AI는 클라우드에서 내려온다.

지금의 AI는 거대한 서버들이 있는 클라우드에서 돌아간다.

하지만 양자화와 경량화 기술의 발전으로, AI는 점점 우리 기기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내 데이터가 인터넷을 거치지 않아도 AI가 동작하는 시대. 이것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프라이버시와 신뢰의 문제다.

셋째, AI는 여전히 ‘블랙박스’다.

지금의 AI가 왜 그 답을 내놓았는지, 정작 만든 사람조차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내부 구조는 수천억 개의 파라미터가 뒤엉킨 미로이고, 어디서 오류가 시작되는지 추적하기 어렵다.

멀쩡하게 작동하다 어느 날 전혀 다른 답을 내놓는 이른바 ‘환각(Hallucination)’ 문제도 아직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신뢰할 수 있는 AI를 만드는 일은, 강력한 AI를 만드는 일보다 훨씬 더 어렵고, 대부분의 선두 기업들은 ‘신뢰’보다는 ‘성능’을 택하고 있다.


AI 전쟁은 이제 막 시작이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AI의 완성이 아니라 AI 전쟁의 서막이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메타, 스페이스X, 그리고 중국의 딥시크(DeepSeek)까지.

이 전쟁에는 수천억 달러가 투입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의 국가 전략이 걸려 있다.

브라우저 전쟁, 반도체 전쟁, 스마트폰 전쟁을 거쳐온 기술 역사를 돌아보면, 이 전쟁도 예외 없이 승자와 패자를 가릴 것이다.

단지, 이번 전쟁의 판돈은 조금 다르다.

AI가 정말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세계 최고의 AI 연구자들조차 의견이 갈린다.

낙관론자들은 말한다.

​“AGI(범용 인공지능)는 10년 안에 온다. 아니, 이미 문 앞에 와 있다.”​

비관론자들은 고개를 젓는다.

​“지금의 AI는 통계적 패턴 인식에 불과하다. 이해가 없는 앵무새다.”​

그리고 아직 풀리지 않은 질문들은 쌓여 있다.

AI가 만들어낸 ‘가짜 정보’는 누가 책임지는가?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AI로 만들어진 무기가 민간인을 구별하지 못한다면?

거대 기업 몇 곳이 AI의 판단 기준을 독점하는 것은 괜찮은가?

이 문제들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철학과 윤리와 법과 민주주의의 문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AI는 이 모든 인간의 기록을 선과 악의 구분 없이 골고루 학습했다.

하지만, AI는 인간의 ‘이유’를 갖지 못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자아’는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

왜 만드는가. 왜 계속하는가. 왜 포기하지 않는가.

그 ‘왜’가 없는 존재는, 아무리 영리해도 스스로 새로운 산을 오르지 않는다.

누군가 질문을 던져줄 때까지, 기다릴 뿐이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인간을 뛰어넘을지 아닐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이 불확실함 앞에서, 우리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AI가 더 빠르고 편리하니까, 생각하는 일을 조금씩 기계에 넘기는 것.

그 편리함에 익숙해지다,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는 것.

아니면,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사는 것.

AI가 답을 내놓아도,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직접 묻고 직접 생각하는 것.

모두가 포기하라고 하는 도전을, 그럼에도 계속하는 것.

편리함보다 깊이를, 빠름보다 올바름을, 효율보다 의지를 선택하는 것.

그것만큼은, 다행히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AI시대를 만든 거인의 어깨’ 연재를 끝까지 함께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에 또 다른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represents a type of AI that can understand, learn, and apply knowledge across any intellectual task that a human can do.
Hallucination
A phenomenon where an AI generates text that is factually incorrect or nonsensical while maintaining a confident and fluent tone.
Agentic AI
Systems where AI models are designed to act as autonomous agents, planning and executing multi-step tasks to achieve specific goals.
AWS
A comprehensive cloud computing platform provided by Amazon that offers a wide range of global cloud-based products including computing, storage, and databases.
ChatGPT
A conversational AI chatbot developed by OpenAI that can understand and generate text respon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