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을 위한 AI 도약, 현실적인 접근은 무엇인가
- •아제이 방가(Ajay Banga) 세계은행 총재는 개발도상국이 AI 시대로 곧바로 도약하는 과정의 현실적 어려움을 지적했다.
- •모바일 금융 혁신과 달리 AI는 막대한 전력과 컴퓨팅 인프라가 필수적이어서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 •전문가들은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보다 디지털 공공 인프라 구축과 주권적 거버넌스 확보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개발도상국이 과거 유선 전화 단계를 건너뛰고 바로 모바일 시대로 진입했듯, AI 시대로 곧바로 도약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을 지원해야 할 핵심 기관인 세계은행의 아제이 방가(Ajay Banga) 총재는 최근 이 전략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과거 모바일 혁명은 저비용 도입과 경량화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반면, 현대의 AI는 구조적으로 매우 높은 요구사항을 갖는다. 대규모의 안정적인 컴퓨팅 파워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데, 이러한 자원은 미국과 중국의 소수 거대 기술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자원의 불균형은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 많은 국가가 자체적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려 시도하지만, 고성능 반도체 수출 제한과 외국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힌다. 따라서 대규모 모델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현실적으로 승산이 낮은 전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개발도상국이 AI 시대에서 소외될 필요는 없다.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나 파운데이션 모델을 직접 구축하는 대신, 거버넌스 계층에서의 도약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현재 디지털 공공 인프라에 선제적으로 투자함으로써 기술적 부채 없이 효율적인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신원 인증, 결제, 데이터 시스템을 사회적 및 정치적 맥락에 맞춰 독자적으로 설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거대 기업과 컴퓨팅 파워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작동 원리와 규칙을 정의하는 주도적인 설계자로 나서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략의 성공 여부는 기술적 로드맵보다 국제적 거버넌스의 일정에 달려 있다. 글로벌 규제 체계가 마련되는 시점에 현대적이고 일관된 거버넌스 구조를 갖춘 국가는 규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표준을 직접 주도할 강력한 협상력을 갖게 될 것이다.